지금은 모르겠다.
근데 2008년이면 내가 대학교 2학년때인데
그 당시만 해도 1년 2년 대학선배가 굉장히 크게
큰 형처럼 느껴지던 시절인데 우리 과에서
2년 선배중에 군대 갔다오고 내가 1학년 신입 때
만난 형인데 그냥 사람이 단단해서 혼자서는 뭐 돌도 씹어먹고 살겠거니
싶을 정도로 꽤 대단하게 존경했던 사람이다.
이 형은 지금 와서 보니 집이 흙수저라 후지게 하고 다녔고
밥도 잘 안사주고 굉장히 구두쇠였는데 그래도 나름대로 자존심이나
삶의 목표같은건 있었다고 느껴졌다.
이 형이 이 호주 워홀의 주인공인데 2년동안 5000만원을 모아왔다고 했다.
물론 갈 떄 정착금도 없이 그냥 비행기 티켓만 끊어서 가서 그대로 맨땅에
헤딩으로 벌어온건데 그 당시 기억으로 일단 소고기 공장에 다녔다고 했고
2년차에는 광산에서도 일을 했다고 한다.
지금이야 1년만에도 5000만원씩 버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당시 5000만원이면
지금보다 노력은 물론이고 여러가지고 더 힘들었던 시기다. 물론 이런 나의
의견은 모두 바뀐다.
암튼 그 형은 그렇게 내 삶에서 남자가 태어났으면 뭐라도 할 수 있다 어떤것도
핑계일 뿐이다 라는 매우 긍정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태도를 견지하게 해주었는데
졸업을 하고 취직을 제대로 잘 못했다는 소식을 끝으로 그 형에 대한 이야기는
더 이상 직접 듣지 못했는데 작년에 코로나에도불구하고 대학동기 결혼식에
다녀오고 나서 그 형이 생각나서 동아리 친구들에게 물어서 그 형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취업이 안되다 안되다 남들은 다 대기업 들어가는데 자존심에 그건 못하겠고 그떄 우리과애들
몇몇이 그래 큰 돈 벌자고 보험회사로 들어가는걸 봤는데 당연히 정규직 대졸공채 말고 보험영업하는거
그 형도 그걸 했다고 한다. 대학다닐때 발도 넓었고 자신감도 넘치는 형이라서 당연히 굉장히 잘 했을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라고 했다. 그런 사람들 99%가 또 공무원 공부를 하는데 아마 붙지 못했는지
아니면 붙어도 9급이 되었든지 연락을 아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내가 이 얘기를 듣고 돌아오면서 다시 곰곰 생각해보니 그 형은 굉장히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서
추레했고 자존심이 센게 아니라 자존심이 낮아서 괜히 더 당당하게 얕잡아 보이지 않도록 날이 선
삶을 살아왔던거고 워홀도 정착자금 있고 초반에 한인잡같은거 구하지 않고 오지잡으로 제대로
구했다면 2년동안 1억가까이 모았을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당시 환율이 지금이랑 2배가까이니
그형은 사실 남들이 버는거의 절반도 못 벌었던거다.
그러고 보면 그 형은 그냥 나처럼 갓 신입생들 내 주장을 제대로 펴지 못했던 햇병아리가 보기에
카리스마가 있어 보였던거지만 그 형도 나보다 이제 2살 정도 많은 어린 대학생이었던거다.
한창 부모에게 의지하고 부모의 도움으로 어려움을 하나씩 헤쳐나가야 하는 시기 모든걸 본인이
짊어졌고 워홀로 벌었던 돈은 그형의 인생에서 득이 아닌 독이 된거 같다.
그게 그렇게 많은 돈도 아님에도 그 형 입장에서는 아마 그 돈때문에 대학공부는 공부대로 안하고
알바를 계속 하면서 돈을 버는 재미가 있었던거 같다. 결국 이것도 저것도 안되었고 자기합리화와
주변 시선에 잘못된 진로를 선택했고 지금은 전혀 잘되어 있을거 같지 않다.
모든건 시기가 있는거 같다. 너무 어린 나이에 모든걸 해나가고 뜻하지 않게 많은 돈을 갖게 되면 그 그릇에 맞지 않으면
그릇이 깨지거나 아예 못쓰게 되는거 같다.
2021.12.10 - [분류 전체보기] - 구글 바로가기 (www.google.com) 검색꿀팁 지역설정
2022.02.10 - [분류 전체보기] - 유튜브 가족계정 이용방법 꿀팁 알아보자